그 이후 그린옥스가 세밀하게 다듬어 온 기계(프로세스)는 바로 그 초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목적에 최적화되어 있다. “지구상에 1,000억 명이 살았고, 그중 기술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사람은 만 명에서 십만 명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메타는 설명했다. “우리 일은 그중 지금 살아 있는 수백 명을 찾아내는 것이죠. 그들은 인류 발전에 기여할 잠재력이 있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따라서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그런 창업자를 찾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비즈니스 모델을 깊이 이해함으로써 그 창업자들과 훨씬 가까운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리가 알파(Alpha)를 창출하는 핵심 이유죠.”
그 과정은 대략 이렇다. 그린옥스는 매년 ‘이 사람이야말로 인류사를 바꿀 수 있고, 우리가 깊이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창업자’라 여겨지는 10~15명의 후보를 리스트업한다. 그리곤 미팅 전에 철저히 준비한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제품 몇 번 써보는 정도가 아닙니다.” 메타는 말했다. “고객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경쟁사가 하는 일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그 밑바탕이 되는 기술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살펴보죠. 회사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여러 측면을 점검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우리를 만나서 기본적인 101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창업자 입장에서는 ‘첫 미팅인데 이미 네다섯 번쯤 만난 것 같네’라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죠.”
그다음은 속도다. “우리가 특히 더 뛰어나게 해낸 분야는,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을 빠르고 강력하게 구축해내는 방식이죠. 대단히 많은 정보를 얻고, 장기 기업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통찰을 빠르게 도출하며, 그걸 소수 인원으로 돌아가는 펀드 내부의 선순환 고리(flywheel)로 만들어 매일같이 반복하는 능력이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준비가 끝나면, 메타와 페레츠는 각각의 회사를 두세 시간 정도 토론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들은 여러 파트너나 지인, 동료들에게 전화를 걸어 1~2시간 더 참여시키곤 한다. 그리고 집에 가서 아이들을 재우고,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다시 전화로 이야기한다. 이 긴 대화의 결과는 대부분 투자 중단 결정이다. “그리고 그냥 바로 놓아버려요.”라고 메타는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네 시간이나 허비한 거니까.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전혀 개의치 않아요. 우리는 수십 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세상을 바꿀 예술품을 만드는 창업자를 찾고 싶은 거예요. 그들이 걸작을 그리고 있다면, 우리는 그걸 찾아낼 겁니다. 그게 우리의 일이죠.”
만약 “이거다”라고 결정이 내려지면, 그린옥스는 자문단이나 여러 투자위원회, 길고 불규칙한 실사 과정을 들이지 않는다. 메타는 모든 창업자와의 첫 미팅을 직접 주도하며, 주로 그리노크스 사무실이 아니라 창업자 회사에 직접 간다. “이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라고 페레츠는 말했다. “닐은 창업자를 처음 만나는 자리부터 모든 투자 과정을 직접 리드합니다.”
“만약 제가 미팅을 마치고 ‘이 회사, 아무리 유명한 벤처캐피털이 들어와도 별로야’라고 느끼면, 바로 포기해요. 그걸로 밤잠 설칠 일도 없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흥미로운데, 조금은 미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렇지만), ‘오, 이건 물건이야’ 싶으면 36시간 안에 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만약 결과적으로 제 판단이 틀렸다 하더라도, 우리가 충분히 분석을 했다는 전제하에라면, 다시 일어서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린옥스는 매주 월요일 아침 내부 파이프라인 미팅을 열어, 어떤 회사를 밀고 어떤 회사를 접을지, 시간 투자를 어떻게 분배할지를 논의한다. 특히 페레츠는 메타가 말하길 “우리의 시간축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상황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혼란스러울 때, 단기적으로 최적화된 결정을 내리려다 보니 시야가 좁아질 수 있어요. 그런데 베니(Benny)는 자신을 포함해 모두가 장기적으로 뭘 추구해야 하는지 상기시켜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죠.” 월요일 오후, 메타는 ‘워룸(War Room)’(사실은 메타와 페레츠의 사무실을 연결하는 방)에 틀어박혀 오후 8시까지 회사 이야기를 듣는다. 그 후 팀은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 월요일 저녁이 그가 딸들을 만나지 않는 유일한 날이다.
화·수·목요일은 전화와 회사 미팅을 잡는 날이고, 금요일은 ‘딥 워크(Deep Work)’ 시간이다. 이때 메타는 혼자 사무실에 앉아 회사에 관해 글을 쓰고, 비트코인이나 어린이 게임 앱, AI 연구 기관에 대한 서류 뭉치를 뒤적인다. 그의 책상 위에는 S&P 500에 속한 기업들 명단이 놓여 있고, “오늘은 저 리스트에 없지만 내일은 올라갈 회사가 뭘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 회사에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