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의 오라패스(OraPASS) 플랫폼을 통한 경구용 인슐린 제제는 의약학적으로 흥미로운 접근법입니다. 이 플랫폼은 일반적으로 주사로만 투여 가능한 펩타이드 기반의 생체 활성 물질이 경구 투여로도 효과를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본 기술은 마이셀(micelle) 형성과 흡수 촉진제를 사용하여 인슐린을 장에서 흡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아래는 이 기술이 과학적으로 작용하는 방법과 관련하여 상세한 분석입니다.
1. 인슐린의 마이셀 기반 나노 캡슐화
펩타이드나 단백질은 분자량이 크고 위장관 내의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일반적인 경구 제형으로는 투여가 어렵습니다. OraPASS 플랫폼은 마이셀(micelle)과 같은 나노 캡슐화 방법을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마이셀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형 구조로, 친수성 표면과 소수성 내부로 구성되어 인슐린과 같은 소수성 화합물을 감싸 보호합니다. 마이셀 구조는 위장관 환경에서 인슐린을 안정화하고, 위산과 소화 효소로부터 분해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네오실린(Neusilin)과 같은 물질은 마이셀의 구조를 더 강화하고 인슐린의 안정성을 높입니다. 네오실린은 마그네슘 알루미늄 실리케이트로, 주로 흡수율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또한, 네오실린은 인슐린을 위장의 산성 환경에서 보호하고, 장 내에서 천천히 방출되도록 돕습니다.
2. 흡수 촉진제와 장벽 투과성 증대
장내 흡수는 분자량, 화학적 특성, 그리고 장벽 투과성에 크게 좌우됩니다. 인슐린의 분자량은 수천 달톤에 이르며, 일반적으로 위장 점막을 통과할 수 있는 분자량 한계인 약 500달톤보다 훨씬 큽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라패스 플랫폼은 흡수 촉진제로 알려진 라브라솔(Labrasol)을 사용합니다. 라브라솔은 주로 소수성 물질의 용해도를 높여주는 계면활성제로서, 장벽 투과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합니다.
라브라솔과 같은 흡수 촉진제는 장 상피 세포 간의 결합을 일시적으로 약화시켜 소화되지 않은 인슐린이 세포간 경로(paracellular route)를 통해 흡수되도록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일반적으로 단백질과 펩타이드 약물이 장 상피를 통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는 장벽의 투과성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작용을 하므로, 장기적인 안전성과 부작용 평가가 필요합니다.
3. 인슐린의 경로: 림프계 흡수 및 간 대사 회피
경구 투여된 약물은 보통 장간 경로(enteral route)를 통해 간으로 운반되고 대사됩니다. 그러나 OraPASS는 장간 경로가 아닌 림프계 경로(lymphatic route)를 통한 흡수를 목표로 설계되어 있어 간 대사(first-pass metabolism)를 부분적으로 회피할 수 있습니다. 림프계로 흡수된 약물은 간을 거치지 않고 전신 순환에 진입할 수 있으므로, 생체이용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림프 흡수 경로는 주로 소수성 입자를 필요로 하며, 마이셀은 소수성 특성을 가지므로 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림프계를 통한 흡수는 간의 효소에 의한 인슐린의 분해를 피할 수 있어, 오라패스가 목표로 하는 빠른 온셋 타임과 혈당 레벨 조절 효과를 얻는 데 기여합니다.
4. 흡수 후 순환 경로
흡수된 인슐린은 림프계를 통해 이동하여 큰 혈관으로 직접 유입됩니다. 여기서 전신 순환을 거쳐 표적 세포에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경구 투여된 인슐린은 전통적인 경로와 달리 비간접적인 신체 흡수 경로를 따라가며, 간 대사를 부분적으로 우회하게 됩니다. 이는 신속한 인슐린 효과 발현과 더불어, 주사형 인슐린과 유사한 혈당 조절을 목표로 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론
삼천당제약의 오라패스 플랫폼은 인슐린의 생체 이용률을 높이고 장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결합한 혁신적인 접근법입니다. 나노 캡슐화, 흡수 촉진제, 림프계 흡수 경로 등 복합적인 기술적 요소들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여 펩타이드 약물의 경구 투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오라패스의 흡수율과 반감기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안전성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