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라남도에 지어지나? 미국 투자업체가 최대 50조원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전라남도에 짓겠다고 발표하자, 이곳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전라남도가 투자 규모나 입지가 확정된 게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전라남도는 19일 미국 투자업체가 내놓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과 관련해 “‘스톡 팜 로드’라는 투자 그룹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에서 투자에 대한 협의와 협약을 한 후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기업 ‘스톡 팜 로드’는 1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 2028년까지 전남에 3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톡 팜 로드는 엘지(LG)그룹 창업주 손자이자 고 구자홍 엘에스(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웅씨 등이 공동창업한 투자벤처기업이다. 이 기업은 전남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에 초기 투자금이 100억 달러이며, 최대 350억달러(약 50조원)가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 규모는 미국에서 오픈에이아이(AI)와 소프트뱅크, 오라클이 합작해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텍사스에 건설되는 데이터센터 규모(1GW)의 세배에 달한다. 인공지능 인프라를 짓는 데는 많은 돈이 들어 샘 올트먼 오픈에이아이 최고경영자도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계를 도는데, 미국 쪽에서 전남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전라남도 쪽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데이터 센터가 들어설) 토지 부분 등도 협의를 해야 하는 등 아직 투자 규모나 입지 등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보도를 보고) 투자사가 밝힌 투자 액수나 규모 등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앞서 전라남도는 지난 5일 도청에서 스톡 팜 로드 자회사인 퍼힐스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김영록 전남지사가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스톡 팜 로드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남도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간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